부산행 후기 한국형 좀비영화..?

※본 후기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부산행을 보고 와씁니다.

일단 전, 이런 좀비 영화를 보고나면 후폭풍이 좀 심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뒷맛이 깔끔하지를 못해서..

약간 찝찝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어요.

그런걸 감안하고도 한국형 좀비영화라고도 주변에서 많이들 말하고 그덕에 결말 스포일러까지 당한 상태로 봤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나름 볼만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감정이 움직였던게 최근엔 주토피아밖에 없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잠깐 움직였습니다.

감성 쥐어짜내려고 일부러 넣어서 역효과가 나는 부분도 있기야 했지만 그 부분 제외하곤 뭐, 뭉클했던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영화가 한국형 좀비영화냐고 물으신다면, 전 아니오 라고 답하겠습니다.

왜? 그냥 배경이 한국인거 뿐입니다. 28주 후나 새벽의 저주 때 부터 시작된 뛰어다니는 좀비 기믹을 그대로 이어받았구요.

같은 스토리를 배경만 바꿨어도 별 위화감이 없었을겁니다. 여전히 좀비는 강하고, 빠른 물리칠 수 없는 존재지요.

그런 면에서 좀비라는 설정 자체는 진부합니다. 이런 사태의 책임이 주인공에게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건 28주 후의 기믹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28주 후에선 두 꼬맹이들이 직접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다면 부산행에선 석우(공유 분)이 간접적 책임이 있고, 작중에서도 이를 후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초점이 좀비는 아닙니다. 좀비라는 소재로 사람을 담고 싶었던 거죠.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분이죠.

사람은 두 경우에 본성이 나온다고들 합니다. 극한의 위기에 닥쳤을 때, 그리고 운전대를 잡았을 때.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분입니다. 이 역할로 감독이 나타내고 싶었던건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이기적인 마음일겁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소시민들을 대표하는 작중 악인입니다.  후술할 테지만 주인공 역시나 이기적인 악인의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타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이 분은 작중 내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거든요. 주인공의 변화는 이 역할의 평면적 모습과 대비되며 선한 모습으로 보이게끔 합니다.

공유와 마동석의 케미,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그에 비해 상화(마동석 분)은 작중 내내 선역을 맡습니다. 남을 돕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주인공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인물이고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가는 영화에서 간간히 웃음을 만들어내는 감초 같은 역할입니다.

저 잘생김이란..

초반에 주인공이 달려오는 생존자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듯, 후반에 생존자들 역시 문을 열어주지 않는 장면 그리고 저 수많은 좀비들을 뚫고 온 이들을 따로 격리시키는 장면에선 결국 자신이 살아남아야한다는 이기심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작 초반에선 주인공 역시 소액 투자자들은 생각지도 않는 이기적인 인물이었기에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을테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이타적인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작 초반 주인공의 모습이 투영될 수 있으리라 생각듭니다.

부분 부분 발연기가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그 부분은 열연해주신 좀비들이 채워주시더군요.

그리고 열차는 계속 달립니다. 빠르게, 끝을 모르고 달리면서 결국 사람들 역시나 끝을 맞이하게 되지요.

솔직하게 마지막 회상신은 꼭 넣어야 했는가라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만. 이해해줄만 합니다. 감성을 위한 선택이었겠고, 사람마다 감성의 정도가 다르니까요.

이런 공포영화에선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연약한 여성이 살아남는다는 것.

네.

공유의 그 잘생김은 어딜 가질 않습니다. 전 이 장면만 보고 이 영화, 좀비 뚜까패는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공유의 잘생김은 덤.

한줄평 : 좀비라는 소재를 잘 살려낸 수작. 쥐어 짜내는 감성은 샷으로.